CROSS!

양승욱과 허호는 어릴 적 봤던 히어로물의 주인공들이 변신할 때 서로가 팔을 맞대고 “크로스!!”를 외치던 것을 떠올렸다. 크로스가 무슨 뜻인지는 전혀 몰랐지만 크로스를 외치면 흩어져있던 주인공들이 함께 뭉쳐 멋진 모습으로 변신하는 걸 보며 친구들과 연신 “크로스!”를 외치던 기억으로부터 이 전시가 시작되었다. 전혀 다른 세계에 있는 것 같아보이는 제주돌핀센터와 양승욱, 허호, 농인 퀴어 활동가 우지양은 이번 전시를 통해 서로가 가진 다양한 이야기의 크로스!를 외쳐보려고 한다.

양승욱과 우지양은 협업을 통해 농인 성소수자가 감각하는 일상에 대한 작품을 만들었다. 소리가 아닌 스피커의 진동으로 클럽에서 음악과 춤을 즐기는 방식, 수어를 둘러싼 성별이분법, 농인의 시각으로 상상해보는 본인의 목소리 등 다른 감각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했다.

허호는 워크숍을 통해 참여자들과 함께 다양한 서로의 소수성을 나눌 수 있는 작품을 만든다. 워크숍 참여자는 본인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피켓으로 만든다. 외치고 싶은 서로의 문구를 공유하고, 완성된 피켓이 합쳤을 때 하나의 그림이 되게 한다.

그림은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갇혀있는 벨루가 돌고래 ‘벨라’가 되기도 하고 무지개가 되기도 한다. 각자의 구호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모양이란 무엇일까? 연대란 어떻게 새로운 창작이 되는가? 워크숍 참여자들은 서로의 존재에 대한 교차점을 만들어간다. 워크숍에서 만든 작품들을 들고 돌핀센터에서 바다까지 걸어가는 길에 ‘벨라’를 위한 행진을 한다.

기간
2023년 12월 5일-12월 14일 오전 10시-오후6시

전시 연계 워크숍 《물결처럼 흔들리는 피켓: 모두의 존재, 다양한 표현》
12월 8일, 9일 오후 2시-5시

참여자
양승욱, 우지양, 허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