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NO more MAD than you are = NOMAD”

이 문장은 셰익스피어의 십이야에 나오는 대사로, “너가 미치지 않은 것처럼 나도 미치지 않았어” 라는 뜻인 동시에 “너와 비슷한 만큼 미쳤어”라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한명의 예술가이자 성소수자로서 살아가며 겪게되는 타인의 시선은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면을 떠나 무엇인가 호기심이 섞인 눈으로 특이하게 바라보려는 시선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예술가라고해서 성소수자라고 해서 별 다를 건 없다”고 말한다. 과연 내가 하고 있는 말은 진심일까?

청주에 머물면서 작업을 하고, 밥을 먹고, 산책을 하며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동안에 일어난 사소한 사건들이나 짧은 상황에 대해 포착하고 이 장면들을 재해석해 이번 전시에 풀어냈다. 이러한 방식은 반복적인 관찰을 통해 드러나는 강박적 기질, 그리고 매사에 혐오와 차별을 경험하고 있는 ‘성소수자 스트레스’가 더해진 ‘예민함’을 복합적으로 표출하는 방식 중 하나이다. 

올 한 해 나의 작업 주제 중 하나는 ‘크루징’이었다. 항해를 뜻하는 크루징은 은어로써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특히 게이 커뮤니티 내에서의 크루징은 길거리나 공공장소 혹은 게이 대상 업소 등을 돌아다니며 성관계를 할 상대를 찾는 일을 지칭한다. 이렇게 떠돌아다니는 행동을 하나의 NOMAD(유목민)로 생각해 전시 제목에 또다른 의미를 추가했다.

크루징의 대상과 장소를 찾는 행위는 마치 어린 시절 보물찾기를 할 때 보물을 숨길 장소를 찾는 행위와 숨은 보물을 찾았을 때의 느낌과 유사하다. 이렇게 어릴 적 놀이들을 대입해 사회적이나 도덕적 잣대로 평가 받기를 거부하고, 아이들이 하는 놀이처럼, 순수한 욕구를 향한 크루징으로 표현했다. 

청주에 상주하면서 내가 보고 느끼는 것을 전시로 준비하는 과정, 그리고 게이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한 가지 정확하게 알게 된 점은 청주 내 게이 인구 비율에 비해 게이 대상 업소는 현저히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미술관과 갤러리가 굉장히 많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관심도는 거기에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았다. 모두가 평범함을 원하는걸까 아니면 본인들이 정해놓은 평범함에서 벗어나기를 두려워하는걸까. 이 시점에서 누군가가 나에 대해 물어본다면 나는 결국 나를 숨기기 위해 혹은 나에 대한 존재를 설득시키기 위해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am NO more MAD than you 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