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인을 위한 질병관리본부> (Earthian Center for Disease Control & Prevention) 2020.7.17.-8.15.

글. 임정서

인디아트홀 공은 2014년부터 매년 여름 공포전을 해왔다. 공포 기획전은 조장된 사회에 대한 공포를 예술로 들춰내고, 객관화 시켜 바라보고자 매년 다른 공포를 주제로 진행되었다. 2020년 7번째 공포전은 “질병”을 주제로 생체실험실과 웍밴드공이 기획 협업으로 새로운 창작 실험 형식의 ‘지구인을 위한 질병관리본부’ 프로젝트를 시도한다.

21세기 현재, 우리는 위생 및 보건이 강화된 현대사회에서 질병으로부터 안전함을 보장받는 듯 살고 있다. 불과 1년 전인 공포전2020년의 주제를 “질병”을 설정하고 저 문장을 썼던 2019년에만 해도 그랬다. 적어도 그렇게 생각했다. 과연 우리 중 누가, 2020년 팬데믹에 이르는 코로나19 감염병의 창궐을 전 지구인이 마주하리라 감히 상상이라도 해봤을까?

물론 과학자들은 감염병의 위기를 예측하고 경고해왔지만, 우리는 열심히 먹고 사느라 바빠 이 경고를 못 보고 못 들은 것은 아닐까? 본 프로젝트의 초기 기획 단계에서는, 이런 재난 수준까지도 갈 수 있는 질병과 보건 위생의 위기(공포)를 예술로 비춰보고, ‘질병’을 다루는 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구조를 살펴볼 수 있도록 프로젝트 구성했다. 2019년에 말이다.

그런데 웬걸!
2020년, 기획팀은 우리 앞으로 예측불가하게 펼쳐지던 우한 폐렴이 코로나19로 명명되고 중국과 한국, 그리고 유럽을 휩쓸더니, 전 세계로 퍼지며 WHO가 팬데믹 선언까지 내리는 이 상황을 보며, 멍석이라도 깔아야 하나 싶었다.

아래는 내가 2019년 말쯤 참여 예술가에게 보낸 본 프로젝트 제안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