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ner 2> : ABC, Primary, Specific 2

집단적인 방향성이 특정 지어지지 않은 다른 시간들을 거쳐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축적된 작가 개인들이 각각 창안한 ‘코너’에 대한 응답 방식들을 함축하고 있는 25여개의 작업들이 그들을 향해 보다 밀착된 거리에서 발생하는 봄과 읽힘을 기다리고 있다. 애초부터 정해진 지점은 없었으며 대응의 기회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 Keep in Touch

제목 : 공포증
재료 : 혼합매체 (상세 설명 원하시면 – 책장, 사진, 와인거치대, 거미인형, 실, 스트레스볼, 커피드립퍼, 모서리 보호캡)
사이즈 : 30x30x125 cm

모서리 공포증에 관한 단상
나는 뾰족한 것들을 극도로 무서워한다. 모서리의 뾰족한 부분 역시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모서리 보호캡은 모서리로부터 나를 보호해준다. 그런데 내가 이 보호캡을 액자에 씌울 경우를 생각해본다. 이 때는 외부로부터 모서리가 상하지 않도록 모서리를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무엇으로부터 무엇을 보호해야하는건지 모르겠다. 잠깐, 이 모서리가 그 모서리에 대한 얘기가 아닌가?

다른 얘기를 해보려고한다. 나는 어떤 장소의 모서리 구석 또한 무서워한다. 거대한 거미가 진을치고 있을 것 같고, 사용하지 않은 물건들이 밀려 밀려 무덤처럼 쌓여있고, 그렇다고 텅빈 모서리를 보면 나를 빨아들여 집어삼킬 것 같아서 숨이 조여온다. 이 모서리에 대한 얘기가 맞는건가?

나는 지금 모서리의 안과 밖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다. 내가 무서워하는건 모서리의 안쪽일까, 모서리의 바깥쪽일까? 내가 바라보고 있는 부분은 모서리의 어느쪽일까? 과연 모서리의 안과 밖이라는 말이 성립이 되기는 하는걸까?